노상호는 매일 가상환경에서 무작위로 수집 한 이미지 에 얇은 먹지를 대고 A4 크기의 드로잉들을 한장 이상 그려내며 , 이미지에 수반되는 한 편의 이야기를 짓는다 데일리 픽션 이라고 불리는 이 A4 드로잉 작업은 노상호 작업 전반의 근간이 되며 페인팅 , 오브제 패브릭 등 다양한 매체와 형태로 재생산 재배치된다 작가는 오늘날 가상세계에 쏟아지는 수많은 이미지와 정보들이 노상호 라는 아주 얇은 먹지처럼 존재하는 매개를 거치며 유통되는 과정 전반을 작업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태어나면 모두 눈을 감아야 하는 마을이 있었다 > 연작은 2013 년 메르헨 마차 프로젝트 > 당시
4 개월 동안 마차를 끌고 매일 사람들을 만나면서 만들었던 데일릭 픽션 들이 모여 탄생한 작품이다
눈을 뜨 면 돌이 되어버리는 마녀의 저주로 태어나서부터 눈에 감고 살아가는 마을에 대한 내용이다
서로 도우며 살아가던 마을 사람들은 돌이 되는 것을 막아주는 검은 안경을 쓰고 눈을 뜨게 되면서
싸우기 시작한다 이후 마녀를 죽이고 검은 안경마저 벗은 세상은 예상과 달리 황폐했고 , 사람들은
다시 안경을 쓰게 된다 마지막에 우리 모두 마녀가 되었다 고 말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이 작품은
세월호 참사 직후 제작되어 당시의 혼란스러웠던 사람들의 이야기와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추정한다